경기도 안양의 한 고등학교가 21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영어듣기능력평가 시험지를 시험 시작 1시간 전 학생들에게 배포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이번 시험결과를 내신성적에 반영할 계획이어서 영어성적 우수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안양 A고 학생들에 따르면 21일 오전 11시부터 20분간 교육방송을 통해 실시된 영어듣기능력평가 시험 1시간 전에 학교측이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나눠줘 대부분 학생들이 영어사전을 찾아 시험에 나오는 단어 등을 미리 공부했다. 이 시험은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 모든 고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지방학생들이 영어듣기에 약한 점을 감안해 담당교사들이 협의해 평가에 나오는 단어라도 익히라는 뜻으로 시험지를 미리 나눠줬다”며 “2학년생 전원에게 동일한 조건을 부여했기 때문에 시험결과를 내신에 반영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영어듣기능력평가도 시험인데,특히 내신에 반영이 된다면 사전에 시험지를 배포해서는 안된다”며 “해당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험을 무효화하고 결과를 내신에 반영하지 않도록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대전에서는 모 중학교 시간제 교사가 중학교 1학년 영어듣기능력평가 답안지를 학원에 유출시켜 물의를 빚었다.

안양=김도영기자 do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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