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논술 ‘사실상 본고사’
[경향신문 2004-11-22 07:33]
21일 치러진 고려대 수시2학기 수리논술 시험이 ‘사실상 본고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려대는 언어논술 문제는 공개했지만 수리논술 문제는 공개치 않았다.
수험생들이 이날 전한 고려대 수리논술 문제는 ▲운수업체 A사와 B사의 교통사고 등 통계자료를 분석해 수학적 논리에 따라 안정성이 높은 곳을 밝혀라 ▲주어진 공식에 대해 산술기하평균을 이용해 증명하라 ▲주어진 포물선과 원 사이의 최단거리를 구하라 ▲사각형의 중점과 외부의 한 점의 관계를 공식을 이용해 밝혀라 등 4문제다.
경기 ㄱ고 ㅎ군(18)은 “당연히 본고사인 것으로 알고 봤다”며 “정부는 사교육을 없앤다고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학원에서 공부하거나 과외를 받지 않으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ㅇ고 ㅂ양(18)도 “교과 내용의 공식 등을 심화하고 꼬아서 낸 문제라 너무 어려웠다”면서 “수학 비중이 이렇게 큰데 혼자서 어떻게 준비하겠느냐”고 불평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영어지문 2개 등 모두 3개의 지문이 제시된 ‘언어논술’ 중 각 글을 요약하라는 문제 역시 ‘사실상의 영어독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논술시험 출제위원장인 이남호 교수(국어교육과)는 “본고사라는 지적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학생들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학교 방침대로 출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와 함께 국어·영어·수학 시험 형태의 본고사(논술고사외 필답고사)를 금지하고 있다”며 “고려대의 전형이 끝난 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전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송형국기자 oddeve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