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논술고사 분석 결과




전국영어교사모임




1. 대학별 분석(한정된 자료를 가지고 1차 분석)

< 고려대학교(2005학년도 수시1) >

1) 문제유형 : 주어진 각 지문(한글지문 1개, 영어지문 3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주제 파악 문제> 4문항과, 지문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논술형 문제> 1문항을 출제

2) 문제 특성 및 난이도 : 어휘 수준 및 문장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나,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을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학교수업을 통해 배운 영어학적 지식으로 주어진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글의 주제와 소재의 경우 교육과정에서 포함하지 않는 사회적, 철학적 깊이 있는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이는 현재의 일반적인 학교교육을 통해서 다루지 못하고 있는 부분임




< 서강대학교(2005학년도 수시, 학교장 추천) >

1) 인문사회계열

① 문제유형 : 한글 지문 1개와 영어지문 1개를 하나의 문제로 출제하고, 영어 문장을 한글로 직역하는 <영어 번역 문제> 1문항(40%) , 각 글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주제 파악 문제> 1문항(30%), 지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논술형 문제> 1문항(30%)을 출제함.

② 문제 특성 및 난이도 : 출제된 내용에서 correlation, facet, variable 등의 개념은 사회과학의 기초 통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비교적 어려운 개념어이다. 이에 대한 주석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현행 교육과정의 틀을 벗어나는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첫 단락 뒷 부분의 예들은 비교적 학교교육과정을 통해서 학습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제의 경우 역시 현행 교과서나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사회적, 철학적, 경제적 깊이를 가지는 내용으로 학교교육을 통해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2) 자연계열

① 문제유형 : 한글 지문 1개와 영어지문 1개를 하나의 문제로 출제하고, 영어 문장을 한글로 직역하는 <영어 번역 문제> 1문항(40%) , 각 글의 전체의 핵심적 내용을 정리하는 <주제 파악 문제> 1문항(30%), 주어진 개념을 바탕으로 현상을 설명하는 <이해 적용 문제> 1문항(30%)을 출제함.

② 문제 특성 및 난이도 : 자연계열의 경우 출제된 내용의 node, packet 등의 개념은 생소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지만, 크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내용 역시도 학교교육과정을 통해서 학습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주제의 경우 역시 현행 교과서나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과학적 지식을 다루고 있으며, 학교 정규 수업을 통해 조금은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 성균관대학교 >

1) 문제유형 : 수시1학기 자연계열의 경우 영어 지문 내용을 파악하는 <내용 파악 및 이해> 1문항, 수시1학기 인문계열의 경우 영어 지문 내용을 요약하는 <내용 요약 문제> 1문항과 영어지문 2개와 한글지문 2개를 포함한 글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논술형 문제> 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2) 문제 특성 및 난이도 : 수시1학기 자연계열 문제의 경우 고등학교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encephalopathy, pathogenic, scrapie 등과 같은 어휘를 사용하였다. 문장의 길이가 짧기는 하지만 이는 고대나 서강대에 비해서 월등히 어려운 수준이다. 인문계열 문제의 경우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단어들이, 자연계열 보다는 수가 적으나, 역시 포함되어 있다. 문장의 길이도 매우 긴 편이며, 구조에 있어서도 해석이 까다로운 어구가 많다. 반면 주제에 있어서는 부와 행복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비교적 쉬워 보인다.




< 이화여자대학교(1학기 수시 일반 우수자 전형 구술, 면접고사) >

1) 문제유형 : 글의 내용을 파악하는 <내용 파악 문제> 1문항, 글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진술하는 <논술 문항> 1문항으로 구성됨.

2) 문제 특성 및 난이도 : 영어지문의 길이가 짧고, 어휘수준과 문장수준 모두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였다. 현재의 고등학교 정규수업을 통해서 성취할 수 있는 영어능력을 요구하였다. 주제 에서는 사진이 글보다 우월하다는 점에 대한 비판적 고찰 및 해석의 객관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




2. 분석 결과

1) 고려대는 영어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서술형 문항 개발)을 강구하는 노력이 엿보이고, 문제 수준에 있어서도 영어능력의 측면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개발 가능한 수준의 영어능력을 요구하였으나, 주제와 전문적 지식에 있어서는 과거 본고사 유형의 깊이 있는 철학적, 사회적, 문화적 수준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깊이 있는 수준의 지식의 개발은 현재의 공교육의 수준에서는 확보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 서강대는 비교적 과거의 본고사 유형을 답습하고 있다. 특히 인문사회계열 문제의 경우 특정 어휘수준과 개념적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 이는 현재의 교육과정을 통해서 성취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보인다. 다만 자연계열의 경우 난이도가 조금 더 적절하게 설정되어 있었다.

3) 이화여대는 비교적 현행 교육과정을 통해 성취 가능한 영어 능력을 고려하여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3. 의견

1) 구술 또는 논술 시험은 기존의 수능과 학교 시험의 단점인 선택형 문항을 통해서 측정하지 못하고 있는 인지능력을 검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구술 문항들의 수준은 현재의 교육과정의 수준을 넘어서는 내용들로 많이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고급 인지력 측정하는 것은 우수한 능력의 인재를 개발한다는 의미에서는 타당하나(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의 일부분으로 서는 타당), 현재의 공교육의 여건과 환경에서는 사실상 보편적으로 담보될 수 없는 것이다.

2) 따라서 현재 수준의 구술 및 논술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사교육을 찾는 학생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3) 단, 공교육에서 수준 높은 논술 및 구술시험을 대비하는 수업을 위해서는 특기적성 또는 수준별 심화반을 통해서 도모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재 많은 학교에서 ‘논술 및 구술 면접반’의 형태로 특기적성을 실시하고 있고 그 수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능의 변별력이 현재보다 더욱 적어지는 2008년 후에는 논술, 구술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듯하다.

4) 구술 면접 및 논술은 다양한 학생들의 능력중에서 학업과 인지능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이 되지만, 여러 사회여건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지역격차 등에 기인한 학력차를 대학입학의 결정요인으로 단순히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성적이 낮더라도 다른 요인으로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는 방법의 모색)을 두루 고려하려는 적극적 인재 개발의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5) 대학은 현재의 평준화 교육의 장점과 취지를 이해하고, 현재의 현실과 과정을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하려는 한국 교육 전체를 고려하는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화여대의 경우처럼 현행 교육과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학생의 논리적, 지적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문항을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 대학입시가 전체 교육에 미치는 엄청난 파급력을 인식해 스스로 절제하고, 바람직한 해결책을 내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 될 것이다 (안되면 교육부가 강제로 고등학교 교육과정 안에서만 구술 면접 고사를 출제하도록 해야 할 듯). 또한 나름의 독특하고도 창의적인 전형 기준과 내용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담보되지 않으면 쉽게 과거의 본고사 형식과 내용이 부활될 우려가 크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