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수시2] 등급제 공방에 수험생들 ’수시 2학기’ 대혼란  

일부 주요 대학의 고교등급제 실시 의혹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올 수시 2학기 전형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연세대,고려대 등 고교등급제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학들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지난 6∼7일 접수마감 이후 고교등급제 공방이 가열되면서 자칫 엉뚱한 피해를 겪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4일 서울 일부 대학과 대학입시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최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우려의 글들이 잇따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주장처럼 고교등급제가 적용되면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고교의 수험생들은 파문이 커지면서 수시 2학기 전형기준에 변화가 생길까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고교 지원생들도 “실제 고교등급제가 활용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권 수험생들은 “내신 상위 11%였던 선배가 지난해 B대 경영학과 수시에 붙었던데,이번 파문으로 수시 2학기에는 기준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 “지난해 고교 선배들이 연대 수시 2학기 공대에 8명 합격해서 석차백분율 7.0%로 지원했는데 교육부 감사에 대비해 강남 학생 ‘역차별’하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등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다른 지역 고교 학생들도 “내신도 최상위권인데다 수상실적 등 비교과영역 성적도 우수하다는 점을 감안해 지원했으나 고교등급제가 적용된다면 합격가능성이 낮은 만큼 정시모집에 대비해 수능준비에 주력해야겠다” “우리 학교가 학교등급으로 따지면 중상밖에 안될텐데,과연 A대 수시 2학기에 합격할 수 있겠냐”는 등 맥빠진다는 글이 잇따랐다.

이에따라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수시 2학기 심층면접과 논술 등 전형 이후 합격자발표 결과를 놓고 일선 고교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국어고 교사는 “수시 2학기 합격자 발표 이후 고교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학들을 중심으로 당락여부를 놓고 엄청난 홍역을 치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입시전문가들은 대학들의 전형원칙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는 만큼 이번 수시 2학기 지원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대학들의 입학전형기준은 충분한 논의 과정과 입시경험을 통해 까다롭게 결정돼 있다”며 “논란이 있다고 해서 대학들의 전형기준이 바뀔 가능성은 없는 만큼 수험생들은 불안해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원외고 이상옥(50) 교사는 “대학이 전형원칙을 며칠 사이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예년 상황을 감안해 지원여부를 결정한 만큼 담담하게 준비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석기자 bs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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